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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적 물리학도 레이의 연구실

우주적 물리학도가 되고 싶은 레이의 물리블로그입니다. 물리이야기도 쉽게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의 끈을 꼭 쥐고 있습니다. by cosmic-ray


'입자물리학'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1.09 LHC에서의 CMS 실험 (2/3)(2)
  2. 2009.01.06 LHC에서의 CMS 실험 (1/3)

LHC에서의 CMS 실험 (2/3)

▶ 더 자세히

그렇다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어떻게 관측을 한다는 것인지 살펴보자.

1) 어떤 입자를 어떻게 충돌시키나요?


강입자라고 했으니 쿼크들로 이루어진 입자, 메존과 바리온이 그 대상일 것이다. 메존은 쿼크와 안티쿼크가 결합하여 안정된 상태를 이룬 입자이고 파이온(π+,π-,π0)이나 케이온(K+,K-,K0)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바리온은 세 개의 쿼크가 안정된 상태를 이룬 것으로 우리가 예전에는 가장 작은 기본입자라고 생각했던 중성자, 양성자 등이 바리온이다. LHC에서는 양성자 두 개를 거꾸로 가속시켜 충돌시킨다.


















대개의 입자실험의 경우 거대한 터널을 지하에 매설하고 사람 키의 수 십 배에 달하는 검출기를 만들고 설치하여 실험을 수행하는데 이 과정에 엄청난 돈과 인력, 시간이 들어간다. 이번 LHC실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14년에 걸쳐 약 100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스위스와 프랑스 접경 지역 Meyrin이라는 도시의 지하 100m정도의 깊이에 굴을 파고 위 그림과 같이 생긴 거대한 가속기 원형터널을 설치했다. (사실은 이전 실험 때문에 터널은 이미 존재했다.) 이 터널에 수소에서 전자 하나를 떼어낸 양성자를 다발로 만들어서 궤도를 따라 돌며 가속시킨다. 터널의 어느 지점에 전기장을 걸어 입자를 점점 가속시키고(에너지가 커지는 것이다.) 곳곳에 자기장을 걸어 양성자의 궤도를 휘게 만들어서 원형터널을 따라 회전시킨다. 가속 회전하여 7 TeV (1TeV = 10^12eV) 의 에너지를 얻은 양성자다발과 반대방향으로 가속 회전하여 같은 에너지를 갖는 양성자다발이 충돌할 때 일어나는 현상을 관측하는 것이 LHC 실험의 개요이다.

7 TeV라는 에너지는 현재 지상입자가속기 실험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큰 에너지로서 양성자의 질량이 매우 작기 때문에 거의 빛의 속도로 날아갈 때의 에너지이다. 다발을 만들어서 충돌시키는 이유는 양성자의 크기가 10^{-15}m 정도로 매우 작아서 한 개씩 정확히 충돌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양성자다발을 만들어 충돌 확률을 높이고자 함이다.


2) 입자 검출은 어떻게 한다는 거죠?


대략 3천개의 다발에 각각 1천억 개의 양성자가 들어있는 셈이지만 양성자가 워낙 작기 때문에 충돌 가능성은 2천억 개가 지나갈 때 20번 정도 밖에 안 된다. 그러나 이런 다발이 1초에 대략 3천만번씩 지나가기 때문에 1초에 6억 번 정도의 충돌을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2차 입자들을 어떻게 검출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LHC 가속기에는 총 6개의 실험을 수행한다. 위의 모식도를 보면 ATLAS, CMS, ALICE, LHC-B라는 총 4개의 검출기가 설치되어있고 그림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LHC-f와 TOTEM실험이 있다. 각각의 실험은 모두 독립적이다. ATLAS와 CMS는 LHC실험의 주된 실험으로서 충돌로 인해 생성된 입자들을 분석하여 입자물리의 현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힉스보존의 존재여부, 초대칭 입자, 여분 차원, 암흑물질 탐색 등 다양한 결과들을 확인하고자 한다. 같은 목적을 가진 두 개의 실험이 같은 가속기를 이용하여 수행되므로 어떤 결과를 얻었을 때 그것을 각각 검증하여, 분석된 자료의 신뢰도를 더할 수 있다.

ALICE 실험은 납핵과 납핵을 충돌시켜 강력에 의해 양성자와 중성자 등으로 단단하게 묶여있는 쿼크가 그 속박에서 벗어나 상전이를 일으킨 것과 같은 쿼크글루온플라즈마 상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이것은 우주 초기의 상태와 비슷한 상황을 재연하려고 하는 것이다. 우주는 초기에 매우 뜨겁고 매우 밀도가 높았을 것인데 그 때의 입자들은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존재했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는 쿼크는 지금과 같은 형태로 속박된 상태가 아닌 쿼크글루온플라즈마 상태로 존재했을 것이라고 (이론적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그와 비슷한 고온고밀도의 상황을 만든 ALICE 실험의 결과를 잘 연구하면 초기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실험으로 미국의 RHIC 실험이 있다.

LHC-B는 일본의 Belle 실험과 같은 목적을 띈 실험이다. 1928년 디락은 전자와 똑같은 질량과 스핀을 가진 양으로 대전된 대응 입자, 양전자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 이후 우주에는 물질뿐만 아니라 그 짝인 반물질도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 우주에서는 반물질은 거의 없고 물질로만 가득 차 있다. 이 비대칭성은 ‘CP 대칭성 깨짐’으로 설명이 가능한데 이 실험에서는 b 쿼크로 이루어진 B 메존의 붕괴 과정을 관측하여 CP 대칭성이 깨지는 현상을 확인하려 한다. 우주 초기에 물질과 동등한 수만큼 존재하였던 반물질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사라지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어 초기 우주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HC-f와 TOTEM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는 생략한다.

이제부터는 이 6가지 실험 중 CMS를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그 전에 입자실험에서 사용하는 검출기의 일반적인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 CMS 실험의 검출기를 자세히 보자. 입자실험에서 충돌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충돌 시간과 입자가 날아가는 방향, 운동량, 에너지를 알아야 한다. 거대한 입자검출기는 그 정보들을 얻기에 적합한 검출기들의 합이다.

일반적으로 크게 네 가지 부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입자들이 날아다니는 빔 파이프를 둘러싸고 있는데 그 제일 안쪽에 충돌이 일어난 지점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버텍스 디텍터가 있고 그 바깥을 트랙킹 디텍터가 감싸고 있다. 트랙킹 디텍터는 검출기 전체를 감싸고 있는 마그네틱 코일에 의해 생성된 자기장으로 인해 대전된 입자들이 경로가 휘게 되어 휘어진 정도로부터 입자의 운동량을 계산할 수 있다. 그리고 칼로리미터가 그것을 감싸고 있는데 칼로리미터를 이루고 있다. 충돌로 인해 생성된 입자들은 칼로리미터 안의 분자들과 충돌하여 그 에너지를 잃고 사라진다. 칼로리미터가 얻은 에너지를 계산함으로써 사라진 입자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바깥에 자기장을 만들어내는 거대한 솔레노이드가 놓이게 된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꼭 필요한 것들이고 각 실험에 따라 최적화된 검출기들을 설치하여 이용한다. 예를 들어 CMS에는 뮤온 검출기도 설치돼 있다.

※ CMS (Compact Muon Solenoid) 검출기



CMS 검출기의 모식도이다. 옆에 사람을 그려놓아 그 크기가 얼마나 큰지를 가늠할 수 있다. 반경 15m, 길이 21.6m, 총 무게가 12,500톤이나 되는 이 검출기는 픽셀 디텍터, 실리콘 트래커, 전자기 칼로리미터, 하드론 칼로리미터, 초전도 솔레노이드, 뮤온 디텍터 등의 수많은 소형 검출기의 집합체이다.

양성자다발이 충돌하게 되면 왼쪽 그림처럼 수많은 2차 입자들이 생성된다. 이 때 생성되는 모든 부산물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데 (예전에는 검판기를 이용하여 눈으로 각 입자를 분류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우선 너무 많은 입자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생성되자마자 붕괴하여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교적 붕괴시간이 긴 입자들의 운동량과 에너지 등을 분석하여 직접적으로 볼 수 없는 것까지 추론하여 알아내어야 한다.


CMS 검출기 모식도를 보면 양성자가 날아다니는 빔 파이프를 둘러싸고 있는 가장 안쪽에 픽셀 디텍터와 실리콘 트래커가 있다. 픽셀 디텍터는 앞에서 말한 버텍스 디텍터에 해당하고 실리콘 트래커는 트랙킹 디텍터로 쓰인다. (크게 보면 둘 다 트래커라고도 할 수 있다.) 양성자다발의 충돌로 인해 생기는 입자들은 여기에 궤적을 남기고 날아가게 된다.

 


전하를 띈 입자가 자기장 안으로 날아 들어오면 자기력에 의해 원운동을 하게 된다. 전하의 종류에 따라 그 방향이 반대가 되기 때문에 휜 방향을 보고 양전하를 띈 입자인지 음전하를 띈 입자인지 구분할 수 있다. 또 원운동 궤적의 휜 정도를 보고 그 입자의 운동량을 계산할 수 있다. (자기력과 구심력을 같다고 놓고 원궤도의 반지름에 대해서 풀어보세요.) 이렇게 알아낸 입자의 운동량은 충돌할 때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픽셀 디텍터와 실리콘 디텍터를 지나 날아가던 입자는 칼로리미터를 지나면서 칼로리미터의 분자들과 충돌을 하며 그 에너지를 잃는다. CMS실험에서는 전자기 칼로리미터와 강입자 칼로리미터를 쓰고 있다.

CMS의 전자기 칼로리미터는 작은 컵 만한 사이즈의 1.5kg 짜리 고밀도 크리스털이 61,200개로 이루어져 있다. 이 크리스털로 전자나 광자가 지나가면 분자와 부딪히고 에너지를 넘기게 된다. 그렇게 들 뜬 분자가 다시 안정된 상태로 가면서 빛을 내게 되고 이 빛을 검출하여 에너지를 측정한다. 전자와 광자는 이 단계에서 에너지를 모두 잃고 사리지게 된다.

양성자, 중성자, 파이온, 케이온과 같은 강입자들은 강입자 칼로리미터에 의해 검출된다. 강입자 칼로리미터는 고밀도 흡수체와 플라스틱 신틸레이터를 여러 겹 겹쳐놓아 만들었다. 강입자가 황이나 철로 되어 있는 흡수체를 때리면 연쇄반응에 의해 수많은 2차 입자들이 생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입자들이 플라스틱 신틸레이터에서 반응하여 전자기 칼로리미터에서처럼 빛을 내게 되면 그 빛을 측정하여 어떤 에너지의 입자가 들어왔는지를 추정한다. 전자기 칼로리미터와 강입자 칼로리미터에 의해 측정된 에너지로 충돌 시의 상황을 역으로 그릴 수 있다.

이 정보들을 종합하여 어떤 입자가 어떤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기장이 지면으로 들어가는 방향으로 걸려있다고 할 때 시계반대방향의 궤적을 silicon tracker에 남기고 EM calorimeter에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 입자가 있다고 하자. 그러면 우선 그 입자는 음의 전하를 띄고 있을 것이고 EM calorimeter에서 사라졌으므로 전자기 상호작용을 하는 입자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의 정체는? 전자! 반면에 뮤온의 경우에는 전하를 띄고는 있으나 칼로리미터에서 반응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뮤온 디텍터에서 검출될 것이다. 다음 그림을 보면 이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생성된 입자의 종류와 운동량, 에너지에 대한 정보를 모아서 어떤 것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보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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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덱스터 2009.01.09 19:59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음... 그런데 하드론 검출기는 가끔씩 바꾸어주나요?

    철이나 황 입자가 점차 사라질 것 같은데...

    • cosmic-ray 2009.01.10 01:23 신고 address edit & delete

      안녕하세요, 텍스터님. ^^ 질문 감사합니다. 글을 읽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이 있다니 참 좋습니다.

      댓글을 달다 보니 길어져서 그냥 포스팅을 하였어요. 읽어보시고 이건 좀 아니다 싶으면 함께 더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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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C에서의 CMS 실험 (1/3)

막연하게 내가 공부하고 있는 것을 주로 하는 블로그를 열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아, 정말 물리블로그를 열어야지,라고 결심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 있다. 바로 2008년 9월 10일에 있었던 LHC의 가동사건. 워낙 다양하게 이야깃거리가 되었기에 사건이라고 부를만 하다.

그 때 온갖 매체에서 LHC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정확한 내용을 다루는 기사보다 블랙홀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잘못된 내용을 선정적으로 다루는 것을 보면서 '이야기'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솟아올랐다. 이미 하고 있던 블로그가 있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ㅎㅎ

미적미적 거리다가 한 해가 지나서 열게되었다. 그 사이에 물리학과 콜로퀴움에 성균관 대학교 물리학과 최영일 교수님(한국 CMS 실험 사업단장을 맡고 계시다)도 강연을 하고 가셨고 이것으로 과제도 제출하였다. 나중에 블로그에 올릴 계획으로 정성들여 준비했던 글인데 역시 부족하다. 블로그 꿈나무인 주제에 블로그가 이러네저러네 한 것도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로 소통하고 있다) 좀 부끄럽긴 하지만 솔직한 생각이니 그냥 가감없이 올려야겠다.

한글문서로 표지 포함 13쪽인데 한 번에 올리기는 그렇고 세 번 정도로 나누어서 올릴 예정이다. 벌써 몇 개월 전의 일이고 현재 LHC는 가동 중단된 상태라 시의성이 떨어지지만 몇 개월 후의 본격 가동을 기대하며 포스팅한다. 부족한 부분은 서로 메워가면서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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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월 10일, 그 역사적인 날 

모든 언론이 난리가 났다. 평소에 전혀 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던 물리학 - 그 중에서도 입자물리학 - 에 대한 이야기가 각종 언론의 소재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다음, 네이버 등의 첫 화면에 있는 기사목록에 당당히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첫 화면에 물리 이야기가 뜨다니 이게 얼마만인가? 

 

▶ 지구가 멸망한다. 


9월 초쯤 아버지를 뵈었을 때 아버지가 이렇게 물으셨다.

“그 스위스에 무슨 실험이 있다는데 그게 블랙홀이 만들어진다고 그러는구나. 그게 정확히 무슨 실험이냐?”

그 때까지만 해도 난 언론에서 LHC의 가동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지 몰랐다. 그리고 블랙홀이 생겨서 우리 지구를 위협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지도 몰랐다.

  사상 최대 스위스 블랙홀 실험 오늘 오후 4시 30분 실시

이렇게 스포츠 신문에서까지도 기사로 다룰 정도라니 그 열풍이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처음에는 LHC 가동이 기사화 된 것을 보고 LHC에서 열심히 보도 자료를 뿌린 성과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물리의 저변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진실은 내가 원하는 것과는 다르기 마련이다. 

위의 기사에서도 볼 수 있지만 단신으로 처리하면서도 자극적으로 기사를 뽑아냈다. 블랙홀이 만들어져 지구를 삼켜 버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 짧은 기사 안에서도 언급하는 것이다. 제목도 틀렸다. 블랙홀 실험이 아니라 입자충돌 실험이다. 

언론의 이와 같은 잘못된 정보 전달과 과장, 선정적인 보도로 인해 분명 많은 사람들이 이 소식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나? 이것이 과연 우리, 물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일 수 있을까? 


▶ 대중과의 소통 - 블로그가 대안이다 


입자물리 이론이나 실험이나 그것을 연구해서 무엇을 하냐고 그 효용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다. 반도체나 광학 등의 기술은 일상생활에 이용할 수 있지만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 사는데 지장이 없는 것에 자본을 투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이다. 학문에도 엄격한 자본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유럽이나 거의 비슷하다. 거기에 이번의 LHC 실험과 관련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사람들에게 ‘진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런 때에 이 분야에서 연구를 하게 될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대중의 이해를 얻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 첫 단계는 올바른 정보의 공유이다. 단, 이 분야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도 어려운 개념이 있으니 가능하면 쉽고 조리 있게 풀어서 설명한다. 학문은 학문이고 대중은 대중이다, 가 아니다. 우리가 하는 재미있는 일들을 다른 이들과 나누어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낸 콘텐츠가 기존의 언론이나 1인 미디어(블로그 등)를 타고 흘러가 대중의 ‘올바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블로그를 이용해보자. 기존 언론에 기사로서 실릴 수 있는 한계 - 기사의 길이에 제약이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을 담을 수 없고 글을 쓰는 기자 본인도 내용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틀린 내용이 사실처럼 둔갑하기도 하고 그래서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이며 선정적인 글귀를 위주로 쓰게 되는 - 를 극복할 수 있다. 블로그를 이용하면 글의 길이에 상관없이 서술이 가능하며 블로그 방문자 - 대중, 독자와도 일대일, 일대다, 다대다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여러 부정적 요인들을 줄여갈 수 있다. 

그러면 9월 24일, 한국 CMS 실험 사업단장을 맡고 계신 성균관 대학교 물리학과 최영일 교수님이 강연하신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의 CMS 실험”의 내용을 토대로 LHC 실험의 큰 그림과 각 소실험의 목표와 실험 수행 방법, 그리고 입자물리 이론을 블로그에서 소통한다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풀어가겠다. 함께 이해해보자. 
 


2. Large Hadron Collider (LHC, 거대강입자가속기)


 ▶ 무슨 이름이 이렇소?


약어로 썼을 때도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어서 풀어 써보니 이름의 의미를 더 알 수 없다. 거대까지는 알겠는데 강입자가 무엇일까? 

입자의 분류? 

기원전 5세기 경 그리스의 데모크리토스가 ‘모든 물질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사유한 그 때부터,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가 무엇인가에 대한 연구는 인류의 오래된 숙제 중의 하나이다. 초등학교를 지나 고등학교 때까지 우리는 물질을 이루는 최소단위의 입자는 원자라고 배우다가 어느 순간에 중성자, 양성자라는 것들이 그것보다 더 작은 근본적인 입자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물리2를 배우거나 대학을 이공계로 진학하여 일반물리를 수강하면 그보다 더 작은 쿼크라는 것과 전자 같은 것이 진짜 기본입자라고 다시 배우게 된다. 이것은 정말 문화적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배워온 것이 말짱 거짓이었다니. 그렇다면 아직도 쿼크라는 것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당신이라면, 기본입자에 대해 다시 배워보자. 


▶ 표준모형(Standard Model) 


기본입자란 그 안에 다른 구조를 보이지 않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입자’를 말한다. 입자가속기 등의 실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처음에는 그것을 원자 단위로 이해하다가 지금에 와서는 쿼크와 렙톤으로 이해하게 된 과정이 우리가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
온 순서와 일치한다. 이 또한 앞으로 더 작은 입자로 쪼개질 수 있다는 이론과 실험적 검증이 주어진다면 바뀔 수 있는 사실이다. 이렇듯 입자물리학계에서 지금까지 대체적으로 합의되어, 정립되어 있는 이론을 ‘표준모형’이라 부르며 기본입자와 자연의 기본 힘을 매개하는 기본매개입자에 대해 다룬다.  

우주에는 네 가지 기본 힘이 존재한다. 중력, 약력, 전자기력, 강력. 우리가 관심 있는 영역은 원자(10-10m)보다 작은 미시세계이므로 중력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자. 미시세계로 가면 다루는 대상의 질량이 매우 작아지기 때문에 나머지 세 가지 힘에 비해 중력은 깃털정도의 영향밖에 끼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대상 사이에 작용하는 힘은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제곱에 반비례한다. 이를 이용해서 계산을 해보면 이 때의 중력이 얼마나 작은지 확인할 수 있다.]


전자기력은 대전된 입자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으로 광자에 의해 매개되며 약력은 모든 입자에 작용하나 그 세기가 약하고 W, Z 보존이 이를 전달한다. 강력은 글루온에 의해 상호작용을 하고 쿼크와 쿼크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다. 상대적인 힘의 세기와 힘이 미치는 영역을 위의 표에 정리해두었다.

그래서 입자를 분류할 때 강한 상호작용을 하는 입자들을 하드론, 강입자라고 하고 강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약력이 지배적인 영향을 주는 입자들을 렙톤, 경입자라 한다. 그리고 강입자는 쿼크 둘의 묶음이냐 셋의 묶음이냐에 따라 메존(중간자), 바리온(중입자)으로 분류한다.

  “Atoms are made up of leptons and quarks.” 

바로 여기서 ‘강입자’가 나온다. 결국 ‘거대강입자가속기’라는 것은 쿼크들로 이루어진 어떤 입자를 가속, 충돌시켜 그로인해 생기는 부산물을 관측하는 실험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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