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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적 물리학도 레이의 연구실

우주적 물리학도가 되고 싶은 레이의 물리블로그입니다. 물리이야기도 쉽게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의 끈을 꼭 쥐고 있습니다. by cosmic-ray


'저도 잘몰라요'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1.06 LHC에서의 CMS 실험 (1/3)

LHC에서의 CMS 실험 (1/3)

막연하게 내가 공부하고 있는 것을 주로 하는 블로그를 열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아, 정말 물리블로그를 열어야지,라고 결심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 있다. 바로 2008년 9월 10일에 있었던 LHC의 가동사건. 워낙 다양하게 이야깃거리가 되었기에 사건이라고 부를만 하다.

그 때 온갖 매체에서 LHC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정확한 내용을 다루는 기사보다 블랙홀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잘못된 내용을 선정적으로 다루는 것을 보면서 '이야기'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솟아올랐다. 이미 하고 있던 블로그가 있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ㅎㅎ

미적미적 거리다가 한 해가 지나서 열게되었다. 그 사이에 물리학과 콜로퀴움에 성균관 대학교 물리학과 최영일 교수님(한국 CMS 실험 사업단장을 맡고 계시다)도 강연을 하고 가셨고 이것으로 과제도 제출하였다. 나중에 블로그에 올릴 계획으로 정성들여 준비했던 글인데 역시 부족하다. 블로그 꿈나무인 주제에 블로그가 이러네저러네 한 것도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로 소통하고 있다) 좀 부끄럽긴 하지만 솔직한 생각이니 그냥 가감없이 올려야겠다.

한글문서로 표지 포함 13쪽인데 한 번에 올리기는 그렇고 세 번 정도로 나누어서 올릴 예정이다. 벌써 몇 개월 전의 일이고 현재 LHC는 가동 중단된 상태라 시의성이 떨어지지만 몇 개월 후의 본격 가동을 기대하며 포스팅한다. 부족한 부분은 서로 메워가면서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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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월 10일, 그 역사적인 날 

모든 언론이 난리가 났다. 평소에 전혀 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던 물리학 - 그 중에서도 입자물리학 - 에 대한 이야기가 각종 언론의 소재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다음, 네이버 등의 첫 화면에 있는 기사목록에 당당히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첫 화면에 물리 이야기가 뜨다니 이게 얼마만인가? 

 

▶ 지구가 멸망한다. 


9월 초쯤 아버지를 뵈었을 때 아버지가 이렇게 물으셨다.

“그 스위스에 무슨 실험이 있다는데 그게 블랙홀이 만들어진다고 그러는구나. 그게 정확히 무슨 실험이냐?”

그 때까지만 해도 난 언론에서 LHC의 가동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지 몰랐다. 그리고 블랙홀이 생겨서 우리 지구를 위협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지도 몰랐다.

  사상 최대 스위스 블랙홀 실험 오늘 오후 4시 30분 실시

이렇게 스포츠 신문에서까지도 기사로 다룰 정도라니 그 열풍이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처음에는 LHC 가동이 기사화 된 것을 보고 LHC에서 열심히 보도 자료를 뿌린 성과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물리의 저변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진실은 내가 원하는 것과는 다르기 마련이다. 

위의 기사에서도 볼 수 있지만 단신으로 처리하면서도 자극적으로 기사를 뽑아냈다. 블랙홀이 만들어져 지구를 삼켜 버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 짧은 기사 안에서도 언급하는 것이다. 제목도 틀렸다. 블랙홀 실험이 아니라 입자충돌 실험이다. 

언론의 이와 같은 잘못된 정보 전달과 과장, 선정적인 보도로 인해 분명 많은 사람들이 이 소식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나? 이것이 과연 우리, 물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일 수 있을까? 


▶ 대중과의 소통 - 블로그가 대안이다 


입자물리 이론이나 실험이나 그것을 연구해서 무엇을 하냐고 그 효용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다. 반도체나 광학 등의 기술은 일상생활에 이용할 수 있지만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 사는데 지장이 없는 것에 자본을 투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이다. 학문에도 엄격한 자본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유럽이나 거의 비슷하다. 거기에 이번의 LHC 실험과 관련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사람들에게 ‘진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런 때에 이 분야에서 연구를 하게 될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대중의 이해를 얻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 첫 단계는 올바른 정보의 공유이다. 단, 이 분야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도 어려운 개념이 있으니 가능하면 쉽고 조리 있게 풀어서 설명한다. 학문은 학문이고 대중은 대중이다, 가 아니다. 우리가 하는 재미있는 일들을 다른 이들과 나누어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낸 콘텐츠가 기존의 언론이나 1인 미디어(블로그 등)를 타고 흘러가 대중의 ‘올바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블로그를 이용해보자. 기존 언론에 기사로서 실릴 수 있는 한계 - 기사의 길이에 제약이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을 담을 수 없고 글을 쓰는 기자 본인도 내용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틀린 내용이 사실처럼 둔갑하기도 하고 그래서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이며 선정적인 글귀를 위주로 쓰게 되는 - 를 극복할 수 있다. 블로그를 이용하면 글의 길이에 상관없이 서술이 가능하며 블로그 방문자 - 대중, 독자와도 일대일, 일대다, 다대다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여러 부정적 요인들을 줄여갈 수 있다. 

그러면 9월 24일, 한국 CMS 실험 사업단장을 맡고 계신 성균관 대학교 물리학과 최영일 교수님이 강연하신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의 CMS 실험”의 내용을 토대로 LHC 실험의 큰 그림과 각 소실험의 목표와 실험 수행 방법, 그리고 입자물리 이론을 블로그에서 소통한다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풀어가겠다. 함께 이해해보자. 
 


2. Large Hadron Collider (LHC, 거대강입자가속기)


 ▶ 무슨 이름이 이렇소?


약어로 썼을 때도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어서 풀어 써보니 이름의 의미를 더 알 수 없다. 거대까지는 알겠는데 강입자가 무엇일까? 

입자의 분류? 

기원전 5세기 경 그리스의 데모크리토스가 ‘모든 물질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사유한 그 때부터,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가 무엇인가에 대한 연구는 인류의 오래된 숙제 중의 하나이다. 초등학교를 지나 고등학교 때까지 우리는 물질을 이루는 최소단위의 입자는 원자라고 배우다가 어느 순간에 중성자, 양성자라는 것들이 그것보다 더 작은 근본적인 입자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물리2를 배우거나 대학을 이공계로 진학하여 일반물리를 수강하면 그보다 더 작은 쿼크라는 것과 전자 같은 것이 진짜 기본입자라고 다시 배우게 된다. 이것은 정말 문화적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배워온 것이 말짱 거짓이었다니. 그렇다면 아직도 쿼크라는 것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당신이라면, 기본입자에 대해 다시 배워보자. 


▶ 표준모형(Standard Model) 


기본입자란 그 안에 다른 구조를 보이지 않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입자’를 말한다. 입자가속기 등의 실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처음에는 그것을 원자 단위로 이해하다가 지금에 와서는 쿼크와 렙톤으로 이해하게 된 과정이 우리가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
온 순서와 일치한다. 이 또한 앞으로 더 작은 입자로 쪼개질 수 있다는 이론과 실험적 검증이 주어진다면 바뀔 수 있는 사실이다. 이렇듯 입자물리학계에서 지금까지 대체적으로 합의되어, 정립되어 있는 이론을 ‘표준모형’이라 부르며 기본입자와 자연의 기본 힘을 매개하는 기본매개입자에 대해 다룬다.  

우주에는 네 가지 기본 힘이 존재한다. 중력, 약력, 전자기력, 강력. 우리가 관심 있는 영역은 원자(10-10m)보다 작은 미시세계이므로 중력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자. 미시세계로 가면 다루는 대상의 질량이 매우 작아지기 때문에 나머지 세 가지 힘에 비해 중력은 깃털정도의 영향밖에 끼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대상 사이에 작용하는 힘은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제곱에 반비례한다. 이를 이용해서 계산을 해보면 이 때의 중력이 얼마나 작은지 확인할 수 있다.]


전자기력은 대전된 입자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으로 광자에 의해 매개되며 약력은 모든 입자에 작용하나 그 세기가 약하고 W, Z 보존이 이를 전달한다. 강력은 글루온에 의해 상호작용을 하고 쿼크와 쿼크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다. 상대적인 힘의 세기와 힘이 미치는 영역을 위의 표에 정리해두었다.

그래서 입자를 분류할 때 강한 상호작용을 하는 입자들을 하드론, 강입자라고 하고 강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약력이 지배적인 영향을 주는 입자들을 렙톤, 경입자라 한다. 그리고 강입자는 쿼크 둘의 묶음이냐 셋의 묶음이냐에 따라 메존(중간자), 바리온(중입자)으로 분류한다.

  “Atoms are made up of leptons and quarks.” 

바로 여기서 ‘강입자’가 나온다. 결국 ‘거대강입자가속기’라는 것은 쿼크들로 이루어진 어떤 입자를 가속, 충돌시켜 그로인해 생기는 부산물을 관측하는 실험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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